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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띵동. 보험사 OOO입니다. 청구하신 도수치료 건으로 현장심사가 필요해 연락드렸습니다." 이 전화 한 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셨나요? '혹시 보험금 못 받는 건가?', '내가 뭘 잘못했나?' 온갖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칠 겁니다.

     

    보험사의 '현장심사' 연락은 사실상 지급거절을 위한 명분 쌓기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이 첫 통화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180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험사의 압박에 끌려다니다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지 마세요. 이 글 하나로 현장심사 통보 전화를 받았을 때,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과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명확히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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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단계 (통화 시): "네, 알겠습니다"는 금물! 확인하고 되묻기

    보험사 조사 직원의 첫 연락을 받았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순순히 "네, 네"하며 그들의 요구에 따르는 것입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약속 날짜를 잡고 무심코 동의서 서명을 약속하는 순간, 당신은 불리한 게임에 끌려 들어가게 됩니다. 첫 통화는 보험사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상황의 주도권을 잡는 '탐색전' 단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절대 즉시 약속 잡지 마세요. 조사 직원은 "잠깐이면 된다", "간단한 확인 절차다"라며 만남을 유도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방문 목적은 '당신의 치료가 정말 필요한가?'를 의심하고, 지급을 거절할 근거를 찾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대응해야 합니다.

     

    "아, 그러신가요. 일단 어떤 내용으로 방문하시려는 건지 구체적인 목적과 확인하고 싶은 서류 목록을 문자로 보내주시겠어요? 저도 내용을 확인하고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서요."

     

    이렇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만만한 가입자'가 아님을 알리는 첫 신호가 됩니다. 이 요청을 통해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1. 대응할 시간 확보: 갑작스러운 연락에 당황해서 불필요한 말을 하거나 불리한 약속을 잡는 실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2. 보험사의 의도 파악: 보험사가 무엇을 문제 삼고 있는지(예: 치료 횟수, 치료 기간, 특정 병원 등) 공식적인 문자로 받아둠으로써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고, 그에 맞춰 대응 전략을 짤 수 있습니다.

    또한, 통화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질문 리스트가 있습니다.

     

    • "어떤 서류에 대한 열람 동의가 필요하신가요?" → '의무기록 전체'와 같은 포괄적인 동의 요구는 경계해야 합니다. 이번 청구 건과 관련된 특정 기간, 특정 진료 기록에 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 "귀사의 자문의 소견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내용이었나요?" → 보험사는 자체 의료 자문을 통해 "이 환자는 도수치료가 불필요하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후 현장심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보를 미리 파악해야 반박 논리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첫 통화는 '정보전'입니다. 상대방의 패를 최대한 확인하고, 나의 패는 보여주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모든 통화 내용은 반드시 녹음하여 추후 분쟁의 증거로 활용하세요. 실손보험 청구 과정에서 통화 녹음은 매우 중요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2단계 (만남 전): 나의 무기 준비하기 (서류 확보 및 논리 구성)

    보험사로부터 현장심사 목적과 필요 서류 목록을 받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방어 무기를 준비할 차례입니다. 조사 직원을 만나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내야 합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서류만 떼어주는 수동적인 대응이 아니라, 나의 치료가 정당했음을 입증할 '반박 서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강력한 무기: 주치의 소견서 확보하기

     

    보험사의 지급 거절 논리를 깨부술 가장 강력한 증거는 바로 '나를 직접 치료한 의사'의 의학적 소견입니다. 병원에 방문하여 보험사에 제출할 소견서를 요청하되, 아래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 정확한 진단명(질병코드 포함): 나의 통증이 단순 근육통이 아닌,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 상태임을 명시.
    • 도수치료의 필요성: 왜 약물이나 주사 등 다른 치료가 아닌, 도수치료가 내 상태에 반드시 필요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의학적 근거. (예: "환자의 척추 정렬 이상으로 인한 신경 압박 해소를 위해 도수치료가 필수적임")
    • 치료 경과 및 호전 상태: 도수치료를 통해 통증 지수가 감소하거나, 가동 범위가 넓어지는 등 치료 효과가 있었음을 객관적으로 기술.
    • 향후 치료 계획: 앞으로도 치료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하여, 지금까지의 치료가 끝이 아닌 과정이었음을 강조.

    이 소견서 한 장이 보험사 내부 자문의의 탁상공론보다 훨씬 더 강력한 효력을 발휘합니다. 도수치료 실비 청구의 성패는 이 소견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의 진료 기록, 내가 먼저 확인하기

     

    보험사가 의무기록을 보기 전에, 내가 먼저 병원에서 진료기록사본을 발급받아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자세 교정', '체형 관리', '마사지' 등 치료 목적과 다르게 오해받을 수 있는 단어가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해당 기록의 의학적 의미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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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단계 (만남 시): 조사자의 질문 의도 파악하고 핵심만 답하기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 이제 약속된 날짜에 조사 직원을 만나게 됩니다. 이 만남은 '취조'가 아닌 '면담'임을 잊지 마세요. 당신은 당당하게, 그리고 준비된 내용만 간결하게 전달하면 됩니다.

     

    조사 직원의 단골 질문 & 모범 답변 예시

     

    조사 직원은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하며 당신의 허점을 파고드는 질문을 던질 것입니다. 질문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고, 감정적인 호소나 불필요한 설명은 빼고 사실과 근거에 기반해 답변해야 합니다.

    • 조사자 질문: "치료받으시니 좀 시원하고 개운하시죠?"
      • 숨은 의도: 치료가 아닌 마사지와 같은 위안 행위임을 인정하게 하려는 유도 질문.
      • 모범 답변: "시원한 느낌보다는,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신 통증 부위가 정확히 자극되면서 치료받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통증도 줄었고요."
    • 조사자 질문: "이렇게 장기간, 자주 치료를 받으셨는데, 왜 아직도 아프신가요?"
      • 숨은 의도: 치료 효과가 없거나 과잉 진료임을 주장하려는 명분 쌓기.
      • 모범 답변: "주치의 소견서에도 나와 있듯이, 제 질병은 단기간에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치료로 관리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치료 덕분에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된 상태입니다." (준비한 소견서를 보여주며)
    • 조사자 질문: "혹시 운동이나 다른 관리는 안 하시나요?"
      • 숨은 의도: 환자 본인의 관리 소홀로 치료가 길어진다는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
      • 모범 답변: "의사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는 최소화)

    절대 서명해서는 안 될 서류

     

    면담 마지막에 조사 직원은 '면담확인서', '의료자문 동의서' 등에 서명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때가 마지막 관문입니다. 면담확인서는 내가 한 말이 그대로 적혔는지, 나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각색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서명해야 합니다.

     

    특히 '의료자문 동의서'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이는 보험사가 고용한 자문의에게 내 기록을 보내 제3의 의료 판단을 구하겠다는 것인데, 대부분 가입자에게 불리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미 내 주치의의 명확한 소견서가 있으므로, "제 주치의의 소견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보험사의 현장심사 연락은 분명 유쾌한 경험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입니다.

     

    그들의 의도와 절차를 미리 알고, 이 글에서 제시한 3단계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한다면 부당한 지급거절을 막고 당신의 소중한 권리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혼자서 대응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주저 말고 독립 손해사정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